SIMF 실내악 시리즈
10월 31일(금) 7:30PM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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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음악제 2025’의 두 번째 공연은 베토벤과 슈베르트, 멘델스존 등 독일 작곡가들의 실내악곡이 연주된다. 독일 음악의 계보를 따라가는 듯한 구성은 고전과 낭만의 경계에서 옛 음악을 배우고 새로운 음악을 찾는 당시 음악 예술가들의 노력과 성취를 들려준다. 특히 목관을 위한 실내악과 현을 위한 실내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SIMF만의 흔치 않은 복합적 무대이기도 하다. 개막연주회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라덱 바보락과 유후이 촹을 비롯하여 클라리네티스트 아키나 요시노 등이 함께한다. 그리고 서울대 교수 백주영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김소옥, 한국의 비올리스트를 대표하는 김상진과 이한나, 2022년 도쿄 국제 비올라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박하양, 캐나다 출신의 거장 첼리스트 게리 호프만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첼리스트 김민지 등 거장들의 숨 막히는 연주 대결이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춤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오중주, 육중주, 팔중주가 연주되는 음악회의 제목이 왜 ‘춤’일까? 바로크 시대에는 크게 성행했던 춤곡은 사실상 기악곡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고전시대를 지나면서 곡 제목에 적혀있던 춤 이름은 지워지기 시작했고, 양식 이름이나 빠르기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렇다면 이제 춤곡이 종말을 고한 것일까? 천만에! 여전히 춤은 리듬의 근간이었고 그 리듬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결정되었으니, 춤은 여전히 음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아직 바로크 시대로부터 멀지 않은 18세기 말이나 19세기 초는 더욱 그러했고, 그 시대를 살았던 루트비히 판 베토벤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위 절대음악을 추구했던 그였지만, 아직 18세기였던 1796년에 작곡된 <목관육중주, Op. 71>은 다양한 댄스 리듬으로 가득하다. 특히 3악장은 여전히 18세기 전통에 따라 미뉴에트로 명시되어 있다. 당시 유럽 음악가들의 뼛속까지 새겨져 있는 춤곡의 리듬과 이 리듬을 타고 즐겁게 음악 활동을 했던 젊은 베토벤을 만나자.
베토벤의 후예가 되고 싶어 했던 프란츠 슈베르트는 그를 따라 교향곡과 사중주곡, 소나타 등을 작곡했지만 그를 빛나게 하는 장르는 노래였다. 그는 이러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만년이 되어 시대를 대표하는 기악곡을 남기는 데 이르렀다. <현악오중주>는 그중 하나로, 교향곡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확대하여 교향곡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오히려 오중주라는 작은 규모이기에 빈 사람의 DNA에 기록된 댄스 본능이 드러난다.
펠릭스 멘델스존은 어린 시절부터 옛 고전을 철저히 공부하면서도 새로운 낭만음악의 길을 찾았다. <현악팔중주>는 그가 어린 나이에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음을 보여준다. 탄탄한 양식과 극적인 스토리! 여기에는 발전기와 같은 역동적인 리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뒷받침 되어있다. 이 리듬에 상상의 춤을 춰보는 것은 어떨까? 독무도 좋고, 이인무도 좋고, 군무도 좋다. 이야기가 있어도 좋고, 아름다운 이미지만이라도 좋다. 음악을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듣는 방법이다.
글|송주호(음악칼럼니스트)
Program
Ludwig van Beethoven: Sextet in E♭ major, Op. 71
클라리넷 **조인혁 아키나 요시노** 바순 **김현준 김민주** 호른 라덱 바보락 유후이 촹
Clarinet **Inn-hyuck Cho Akina Yoshino** Basson **Hyunjun Kim Minju Kim** Horn **Radek Baborák Yu-Hui Chuang**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의 관악기를 위한 <육중주>는 작품번호로 보면 <전원 교향곡>(1807)보다도 뒤에 있지만, 사실 1796년에 작곡된 초기작이다. 14년이 지난 1810년에 뒤늦게 출판되어 큰 작품번호가 붙게 되었다. 그래서 출판 당시 베토벤이 보여주는 대담하고 실험적인 성격보다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전통을 잇는 고전적 형식미와 균형감을 갖고 있다. 편성은 2대의 클라리넷, 2대의 호른, 2대의 바순으로, 모차르트의 목관을 의한 세레나데나 디베르티멘토의 양식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진지하거나 무겁지 않고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서 부드럽고 통일감 있는 음색을 구현한다.